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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0년 하안거 결제법회 봉행--[종정예하 결제법어]

관리자 | 2016.05.25 17:25 | 조회 1996




5월 21일 오전 11시,


불기 2560년 하안거 결제법회가 봉행됐습니다.



통일기원대불전에서 봉행된 결제법회에서


종정예하께서는  간절한 의심화두와


씨름한다는 각오로 결제에 임한다면 이번


안거 동안에 누구라도 크게 쉬는 땅에


이르러 불은과 시은을 다 갚고 천하를 종횡


하는 대자유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일각일초도 정진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당부와 격려를 담은 


법어를 내려주셨습니다.













◆하안거결제 종정예하 법어




[상당(上堂)하시어

주장자(拄杖子)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시고,〕


衆生諸佛不相侵<중생제불불상침>이요

山自高兮水自深<산자고혜수자심>이라.

萬別千差明底事<만별천차명저사>하니

鷓鴣啼處百花香<자고제처백화향>이로다.


모든 중생과 모든 부처님이

서로 침범하지 아니함이요,


산은 스스로 높고

물은 스스로 깊도다.


천차만별로

이 일을 밝히니


자고새 우는 곳에

백 가지 꽃이 향기롭도다.


알겠는가?




금일은 

병신년 하안거 결제일이라.


전장(戰場)에 나서는 장수가

오직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앞만 보고 나아가듯이,

태산을 오르는 사람이 정상을 향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쉼 없이 올라가듯이,


결제에 임하는 사부대중은

태산 같은 신심(信心)과 장수의 용맹심으로

모든 반연(攀緣)을 다 끊고

모든 습기(習氣)에서 벗어나서

손안의 모래를 움켜지듯 간절한 마음으로

화두를 챙기고 의심해야 할 것이라.


화두가 있는 이는 각자 화두를 챙기되,

화두가 없는 이는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

이 화두를 들고 오매불망 간절히

의심하고 의심해야 합니다. 

 

이번 

삼하구순(三夏九旬)의 안거(安居)동안은

옆도 돌아보지 말고, 삼시 세 끼 먹는데도 초연하고

삼생의 습기(習氣)에도 끄달리지 말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화두를 

하루에도 천번만번 챙기고 챙겨 

혼신의 정력을 쏟아 무한히 노력하다보면

문득 참의심이 발동하여 화두의심 한 생각만이 

또렷이 드러나게 되리니,


이때는

가나오나, 앉으나 서나, 

밥을 지으나, 청소를 하나, 

직장 일을 하나, 잠을 자나,

일체처일체시(一切處一切時)에

화두 한 생각만 흐르는 시냇물처럼

끊어짐 없이 흘러가게 되어


사물을 보아도 본 줄을 모르고,

소리를 들어도 들은 줄을 모르게 되니,

다겁다생(多怯多生)이어온 모든 습기가

다 녹아 없어지게 됨이라.


이러한

화두일념상태로

며칠이고, 몇 달이고, 몇 년이고,

시간이 흐르고 흐르다가


홀연히

사물을 보는 

찰나에!

소리를 듣는

찰나에!


화두가 

박살이 남과 동시에

자기의 참 모습이

환히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한 걸음도 옮기지 않고

부처의 땅에 이르게 되고,

천 칠백 공안을 한 꼬챙이에

다 꿰어버리게 되는 것이니,

누가 어떠한 법문을 물어 와도

척척 바른 답을 내놓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화두일념삼매의

경계가 오지 않고는

성이 불가능합니다.


참선으로

견성하는 특징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일생을 삭발하고 시주 밥을 먹고

석 달 안거를 하는 이들이 부지수인데

어째서 견성을 못하느냐하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화두와

씨름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니

이 석 달간은

늘부터 참 출가를 해서

부처님 견성법을 깨달아야겠다는

확고한 신심으로 모든 반연이 재(灰)가 되고

분별망상이 재가 되어 오로지 화두를 들고 

간절한 의심으로 화두와 씨름한다는 각오로 

결제에 임한다면


이번 구순안거동안에 

누구라도 크게 쉬는 땅에 이르러

불은(佛恩)과 시은(施恩)을 다 갚고

천하를 종횡하는 대자유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일각일초도 정진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라.



중국의 당나라 시대에 부배(浮盃) 화상의

명성이 세간에 유명해지자,

하루는 능행파(凌行婆)보살이

찾아와서 절하고 물었다.


“힘을 다해 말한다 해도 이르지 못한

진리를 누구에게 부치려 하십니까?”

그러자 부배 화상이 말하기를,

“나는 그것에 대하여 말할 수 없노라.”하니,

능행파가 “멀리서 듣기로는 부배라는 이름이

자자하더니, 와서 보니 듣던 바와 같지 못하구나!”

하고 부배 화상에게 한 방망이를 내렸다.


“달리 장처(長處)가 있다면 그대가 드러내 보라.”

부배 화상이 이렇게 말하자, 능행파가 

“아이고, 아이고!” 곡(哭)을 하면서,

“이 가운데 원수의 고통이 더욱 깊도다.”

라고 하였다.


이에 부배 화상이 묵묵히 있자, 능행파가 

“말의 바르고 치우침도 알지 못하고,

이치의 옳음과 그릇됨도 모르면서

남을 위한다고 한다면 재앙이 생긴다.”

고 말하였다.


부처님의 진리를 바로 알지 못하면서

법문을 한다든가 남을 지도한다는 것은,

정법(正法)을 그르치고 만인(萬人)의 눈을

멀게 하는 것이므로 허물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 후에 한 스님이 부배 선사와 능행파의

이 문답을 남전(南泉) 선사께 말씀드리니,

남전 선사께서 들으시고는 

이렇게 평(評)을 하셨다.


“슬프도다! 부배가 그 노파에게 한 차례 꺾였구나!”

능행파가 이 말을 전해 듣고 웃으면서,

“남전 노사가 그래도 조그마한 기틀을 갖추었구나!”

라고 하였다.


그런데 거기에 마침 징일(澄一)이라는

선객(禪客)이 있다가, 그 말을 듣고는 물었다.

“어째서 남전 선사께서

 조그마한 기틀을 갖추었다고 하는가?”

그러자 능행파가 곡(哭)을 하면서,

“슬프고 애통하도다!”

하니, 그 선객이 어리둥절해 하였다.


다시 능행파가“알겠느냐?”하고 다그치자,

선객은 속수무책으로 합장하고 서 있기만 하였다.

그러자 능행파가 탄식하며,“죽은 송장과 같은 

선객이 부지기수(不知其數)로다.”라고 하였다.


후에 징일이 조주(趙州) 선사를 찾아가서

능행파와의 이 문답을 말씀드리니,

조주 선사께서 듣고는 말씀하셨다.

“내가 당시에 그 구린내 나는 노파를 보았더라면

한 마디 물어서 벙어리로 만들어 버렸을 것이다.”


징일이 그 말을 듣고 여쭙기를,

“그렇다면 스님께서는 그 노파에게

어떻게 물으시렵니까?”하자,

조주 선사께서 별안간 징일을 때리셨다.

“어째서 저를 때리십니까?”

“이 송장 같은 선객을 이때에 때리지 않고

다시 어느 때를 기다리겠느냐?”


능행파가 이 일을 전해 듣고서 말하였다.

“조주 선사가 나의 방망이를 맞아야 옳다!”

조주 선사께서 이를 전해 듣고 곡을 하시며,

“슬프고, 슬프도다!”하셨다.


능행파가 다시 이것을 

전해 듣고 탄식하며 일렀다.

“조주 선사의 눈빛이

사천하(四天下)를 비춤이로다.”


조주 선사께서 이 말을 전해 들으시고는

능행파에게 사람을 보내 물으셨다.

“어떤 것이 조주의 눈이냐?”

이에 능행파는 주먹을 내밀었다.


조주 선사께서 이것을 전해 듣고

송(頌)을 지어 보내시기를,

當機覿面提<당기적면제>하니

覿面當機疾<적면당기질>이라.

報你凌行婆<보이능행파>하니

哭聲何得失<곡성하득실>이리오.

기틀에 당해 보는 찰나를 잡으니

보는 찰나에 기틀을 당함이 쏜살같더라.

그대 능행파에게 답하노니,

곡하는 소리에 어찌 얻고 잃음이 있으리오.

하시니, 


이에 능행파가 회답하였다.

哭聲師已曉<곡성사이효>하니

已曉復誰知<이효부수지>리오.

當時摩竭令<당시마갈령>에

幾喪目前機<기상목전기>던고.

곡(哭)하는 소리를 이미 아셨나니

이미 아신 뜻을 다시 누가 알리오.

당시 마갈타국 설법에

목전의 기틀을 잃음이 얼마였던고.


시회대중(時會大衆)은

남전, 조주 두 분 선사를 알겠느냐?

남전, 조주 선사는

천하 선지식(善知識) 중의 선지식이로다.


능행파를 알겠느냐?

선지식을 능가하는 고준한 안목을 갖추었으니,

보살 가운데 으뜸이로다.


부배 선사를 알겠느냐?

이름만 분분했지, 실속 없는 허수아비로다.


대중아!

네 분의 문답처(問答處)에 대해서

한 마디 일러보아라.


〔양구(良久)하시다가 대중이 말이 없음에 이르시기를,〕


三箇四箇漢<삼개사개한>을

一坑埋却 <일갱매각>이로다.

噓 噓! <허 허>!


세 분, 네 분을

한 구덩이에 매장함이로다.

허! 허!


주장자(拄杖子)로 

법상(法床)을 한 번 치시고 

하좌(下座)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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