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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죽고 살면 살고 농약살포와 나.

kimsunbee | 2015.11.08 08:16 | 조회 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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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15 죽으면 죽고 살면 살고 농약살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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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감나무 밭에 농약 살포는 매우 힘이 들고 어렵다. 감나무가 키가 크기 때문에 농약에 온 몸이 흠뻑 묻는다. 더군다나 내가 경작하는 감나무 밭은 실은 산이다. 산도 보통 산이 아니고 용각산(龍角山)이라는 악산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트막한 구릉지 야산이 아니다. 이 악산 용각산(龍角山) 중턱에 감나무 밭을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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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청도에는 산에 감나무를 심은 곳이 더러 있다. 이러한 산에 감나무를 심은 감밭 대부분이 과거에 밭이거나 계단식 논이였다. 이러한 천수답 계단 논이나 밭둑에 감나무를 심었지 산을 개간해서 감나무를 심은 감밭은 아주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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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의 현실이 이러한데 kimsunbee가 경작하는 감밭은 원래 산인데, 전 소유주 김용채라는 선구자가 산을 개간하여 감밭으로 만들었다. 인연이 묘하여 김용채 선각자 감밭을 kimsunbee가 부치(경작)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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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밭에 올 여름에 농약 살포하러 가려니 마누라가 가지마라고 말린다. 농약치는 호수 줄이나 잡아 줄 일꾼을 구해가지고 가라고 한다. 나는 필요 없다고 했다. 나 혼자 농약치다가 죽으면 죽었지, 뭔가 바람이 있어서 살려고 발부덩을 치겠나. 놉꾼(일꾼)은 무슨 일꾼 그 일당으로 소고기 국이나 끓여먹지, 돈이 아깝다고 했다. 호수 줄 당기는 일꾼이라도 일당은 3~4시간 일에 최소한 5만원은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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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지 복숭아 밭에는 평소 늘 혼자 농약을 친다. 그러나 용각산 감밭은 경사가 심하니 혼자 농약 치기가 아주 어렵다. 그러나 농약치는데 일꾼을 놉을 한다는 것은 돈도 들고, 아직까지 혼자 농약 칠 수는 있다. 다만 힘이 든다는 것이다. 한여름 철에 4시간정도 농약을 치면 맥이 빠진다. 집에 들어오면 팍 퍼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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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밭의 상태를 아는 마누라는 한사코 혼자 농약치러 가지마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이 죽거나 말거나 신경서지 마라 농약치다가 죽으면 그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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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농약치러 간다. 마누라가 아무리 말리더라도 내겐 소용이 없다. 말리도 안 되니 자기도 따라 나선다. 이 감밭에만 농약 치는 량은 8섬(1,600L)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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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악산 감밭에 왜 감 농사를 짓나.

감농사로 돈을 벌기위해서 농사를 짓나,

누구를 위해서 감농사를 짓나.

마누라를 위하여, 아들딸들을 위하여 감농사를 짓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감농사를 짓나.

감농사를 짓는 내 자신도 이유를 모르겠다.

이유도 모르고 용각산 중턱 기슭에서 새소리 바람소리 짐승이 우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산골짜기에서, 저 멀리 장엄하게 펼치는 남산(화악산)을 바라보면서 감농사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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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는 오직, 감나무가 나와 연을 맺어서니 관리 한다.

나는 감나무를 좋아한다. 감나무 종류가 너무 많다, 그 중에서도 청도감나무를 가장 좋아한다. 청도감나무는 봄에 옅은 연두색 잎과 여름에는 짙은 광채가나는 감나무 잎과 가을에는 고운 단풍잎과 푸른 하늘에 달려있는 주홍색 감은 볼수록 생각할 수록 청도감나무에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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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감나무 밭을 누가 관리할 사람이 마땅히 없으니, 내가 버릴 수가 있나. 나에겐 벅찬 감나무 밭이다. 이 용각산 감밭 이외 이미 2,000평 감밭이 있다. 이는 모두 평지다. 농사짓기도 좋은 곳이다. 그러나 용각산 감밭은 경사 각도가 평균 50°이상이고 가장 낮은 각도가 45°정도며 어떤 곳은 80~90° 이런 조건의 감밭을 누가 경작하려는 사람도 없다. 아랫동네사람들은 그것을 왜 농사지으려 하느냐고 비난을 한다. 몇 년 전에 경사각도가 평균 70°되는 산 감밭을 경작을 2년이나 해본 경험이 있다. 여기에 비하면 50° 경사각도는 별 것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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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절벽아래 바위틈에 감나무를 심어져 있는 것을 보고.

내가 농사짓는 감밭옆에는 경사각도가 80°정도에 절벽아래 바위틈에 심어져 있다. 이 감밭은 감밭이라고 하기 보다는 바위틈 절벽아래 좁은 공간이 있으니가 감나무를 심은 것이고, 땅이 없으니까 이곳에라도 감나무를 심자 해서 심은 것이다. 감나무 아래는 작은 저수지(못)이 있다. kimsunbee가 보니까 아찔하다. 이곳에 우째 감나무를 심으려고 생각은 했는가. 물론 감나무는 아무 곳이나 심으면 감이 주렁 주렁 달리니까 심었겠지만 관리는 어떻게 하려고 심었나. 이 감나무에서 감 따다가 떨어지면 바로 사망이다. 아래로 내려다보면 아찔한 이곳에 농사를 짓는다는 것 자체가 너무 너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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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이토록 강력한 끈기가 있나.

아니 청도사람이 이토록 생명력이 강인한가. 나는 이 감 밭을 보고 많은 것을 느낀다. 우리의 삶이 이러하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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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위해서 이곳에 감나무를 심을 때 난 무얼 했나.

감나무 수령이 대개 40~50년생인데, 물론 30년생도 있다. 이 시절 나는 문전옥답을 모르고 살았다.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문전옥답이라는 단어만 알고 이해를 했지 실감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내가 이러한 감 밭을 보고, 내가 용각산에서 감 농사일을 해보고 10여 년 전에 청도 남산에 있는 복숭아 밭을 농사를 지어 보니 문전옥답이 어떠한 땅인가를 뼈 속 깊이 느끼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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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옥답이 뭔지도 모르고, 교과서에서만 문전옥답이라는 단어만 이해하며 유년시절을 보낸 내가 환갑이 되어 용각산 중턱에, 농민들이 농사짓기를 꺼리는 이 땅에서 감농사를 짓는다. 그리고는 절벽아래 바위틈에 심어져 있는 감나무도 현재 지주와 협의해서 농사를 지을까 한다. 그러니 모두가 말린다. 거기에 감농사를 지으면 죽는다, 죽어, 감나무 아래는 시퍼런 저수지(못)가 있는데, 감 따다가 떨어지면 대굴대굴 굴러서 못에 빠져 뒤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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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먹고 살기 위해서 농지도 아닌 벼랑 끝 암반 아래 바위틈에 감나무를 심었는 분의 고행도 섭렵할 겸, 본 감나무를 재대로 관리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감나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감나무 잎이 병들어가고 감이 제대로 크지 않은 것을 보고 그냥 있을 수가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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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나는 왜, 점 점 더 악조건 속으로 들어가나.

현대인들은 점점 더 좋은 세계로 향하고저 한다. 간혹 TV에 자연인이란 명명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이들은 특별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나름대로 능력도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TV에 나오지, 그러나 나는 뭔가, 아무것도 아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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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하지 않고 버려놓은 감밭이나 경작하고, 이것도 부족하여 세계속에서도 찾아 보기가 어려운 악산 절벽아래 바위틈 감나무 농사를 지으려하니, 이건 뭔가 잘못된 거 아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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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어떻게 죽으면 될까.

나는 이런 생각을 간혹 한다.

특히 용각산(龍角山) 감밭에 일하러 가면 종종 이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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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에 목메어 죽을까, 감나무에 목메어 죽으면 장엄하게 펼쳐지는 華岳山을 바라보며 죽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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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쟁이니까 시원하게 히야시된 농약, 그중에서도 흔히 자살할 때 많이 애호 했는 그라목손(파라콰트)를 쭉 마실까. 이 그라목손 맛이 어떠할까, 단맛일까, 쓴맛일까, 짠맛일까, 감같이 떪은 맛일까, 히야시된 물이니 시원하겠지, 그라마 몇 시간만 고통이 오겠지, 그 후는 평온을 찾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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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용각산 감밭에서 죽는다고 해도 아무도 알 사람이 없다. 근처에 사람이 없으니까, 마누라는 감밭에 간 사람이 하도 안오면 전화를 하겠지, 전화할 때 그땐 나의 숨이 멈춘 후 이겠지. 마누라는 자기 일에 파무쳐 자주 전화를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밤이 되면 전화를 하겠지. 그 땐 이미 싸늘한 시신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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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 동네 사람들은 뭐라 할까.

온갖 소리를 하겠지, 산 아래 사람들만이 아니고 용각산 골짜기 사람들이 왁짜지껄하겠지, 청도 노랑신문에 한 페이지 정도는 나겠지. 이런 온갖 잡동사니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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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 수년간 감전문농약사(감나무전문농약사) 이름으로 농약쟁이를 한 내가 죽는다면 감나무 밭에서 죽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이러한 기회가 내게 올까. 기회를 만든다! 기회를 만든다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기회를 만드는 능력도 없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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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修行者인가!

나는 苦行者인가!

나는 修道者인가!

아마, 나는 流浪者인 것 같다.

아무 목적도, 댓가 없는, 流浪 修行者. 修行이란 내게 고매한 어휘이겠지, 修行의 길도 아니고, 정신없이 감나무와 함께 가고 있는 하나의 미물(微物)인지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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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부터 11월 6일까지 매일 매일 용각산 감밭에서 감을 땃다. 올해 감 가격이 폭락했다. 작년에도 폭락인데, 올해 또 폭락이다. 농약, 비료 대금 다 청산하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계산해보니 인건비가 겨우 나올지, 그래서 일꾼을 싸지 않고 나 혼자 감을 땃다. 노가다 한다고 생각하고 감을 따자! 그래도 남 밑에서 노가다 하는 것보다 자유롭지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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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는 따다준 감을 포장하고 나는 공판장에 감을 갖다놓고는, 또 감 따러가고, 공판장에 가지 못하는 감 일부는 마누라가 청도 역전 골목길에 웅크리고 앉아서 감을 소매로 팔고 있다. 참, 불쌍도하지. 남편 잘못 만나 바가지 바가지 고생이지, 감 포장을 한다고 밤 10시까지 작업하는 것이 보통이다, 다리와 허리가 아프니 기면서 포장을 한다. 허리에는 허리띠를 두르고 작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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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게도 꿈은 있다!

올해 환갑인데 농촌에 사는 동갑내기 친구들은 모두가 회갑기념 해외여행을 갔다 왔다. 개인적으론 여러 번 해외여행을 갔다 온 친구들도 있다. 가지 않은 사람은 청도에서 이 kimsunbee밖에 없다. 우리부부는 제주도 여행도 한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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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마누라한테 말했다. 감 다 따고 나면, 해외여행은 못하겠지만, 국내여행은 해야겠다. 경운기 타고 혼자 전국을 여행한 적이 있지 않나. 이것도 나 혼자, 이제는 포터(화물차)이 있지 않나! 전국을 구석구석 다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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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전국 여행하는 중에 청도감을 한 차 싣고 감도 팔고 여행도 하고, 이거 괜찮지 않나. 내가 20년생 포터로 전국을 여행하려고 30일간 잡으니 경비가 최소한 100만원이 예상되는데, 여행경비 해결은 감을 팔아 해결하려고 하니 여행비용은 해결 될 것 같은데, 그런데 누가 감을 싸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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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코스는 청도 출발-밀양-창원-마산-하동-여수-순천-영암-목포-광주-대전-천안-서울-판문점-서울-춘천-설악산-충주-안동-대구-경주-울산-부산-도착지 청도로 이렇게 계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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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기는 평양과 신의주가지 여행코스를 잡으면 좋겠지만 북한에서 받아 주겠나. 받아 준다면 평양과 신의주까지 가서 청도감도 팔고 여행도 하고 , 이거 괜찮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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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돌선비 회갑기념 단독여행이 꿈이다.

나의 꿈은 이루어지려나.

나의 부푼 꿈은 시련이 닥치더라도 해쳐나가야 하겠는데,

이게 될까. 전국에 포터화물차로 장사라는 수많은 장사꾼들이 있지 않나, 나라고 못할 것이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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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운기타고 비포장 도로를 달밤에,

그것도 고개 옆에 대나무 밭이 있었고 환한 보름달이 떠 있는 음침한,

아주 높은 고개, 나중에 알고보니 전설이 고개라는 것을, 나홀로 넘지 않았나, 당시 여름 방학, 대학 3학년이였는데 어디서 그런 담력이 나왔는지 나도 모르겠다. 당시 6박 7일 동안 긴 여행을 하고 집에 돌아와 대청에 누워 며칠간 일어나지 못했다. 엄마는 내게 꿀물을 계속 먹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에는 휴대폰도 없었고 엄마한테 여행 중에 전화 한번 한 적도 없다. 엄마한테 경운기타고 여행갔다 오련다고 하니 흔쾌히 갔다 오라고 했다. 우째 쉽게 여행하고 오라고 했는지, 엄마는 뭘 믿고 허락했는지 모르겠다, 만약에 엄마가 경운기 여행을 하지마라고 했더라면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엄마에게 아주 귀한 4녀 1남의 귀한 외동 아들이였다. 당시 여행코스는 청도-밀양-진주-하동-무주구천동-김천 대구-경산 청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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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누라한테 이미 예고했다. 우리 20년생 포터호물차로 전국여행을 하겠다고, 그러니, 아에, 나를 말리려 하지마라, 말린다고 해도 들을 사람이 아니니, 딱 돈 100만원만 달라했다. 그랬더니 마누라가 100만원 줄라고 하내, 이 100만원은 감 땄는 노가다 품삯이겠지만, 그러나 품삯 대신 감을 한 차 달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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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감 한 차를 가지고 여행도 하고 감도 팔고 이거 괜찮지 않나.

이것이 kimsunbee의 회갑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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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은 이루어지려나.

나의 꿈은 순조롭게 진행되려나.

나의 꿈은 찬바람이 불고, 눈이와 산속에 갇히더라도 강행해야 한다.

나의 꿈은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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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7.

.아! 修行者도, 修道者도 아니고,

청도감을 파는 장돌뱅이 苦行者 kimsunbee 쓰다.

감 쌀 사람은 010-3516-2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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