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은 일반적으로 고승의 초상화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초상화와 진영은 약간 다른 점이 있다. 서양의 초상화는 그려지는 대상을 바로 앞에 두고 화가가 직접 보면서 그리는 것이다. 그러나 고승진영은 고승이 입적하시고 난 다음 제자가 스승의 모습을 화사에게 말하면 화사가 그 내용을 듣고 그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모습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고승진영의 진영은 한자로 참 진(眞)자에 그림자 영(影)자를 쓴다. 이것은 고승의 참된 성품과 수행 경지(眞)를 그림으로 표현(影)하였다는 뜻으로 풀이 할 수 있다. 죽암당 대선사의 코를 자세히 보면 곰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렸을 때 천연두에 걸려 코에 상처가 남은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오른손은 염주를 굴리고 있고 왼손으로는 어깨에 걸쳐진 주장자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 작품은 대선사의 모습을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죽암당의 내면의 모습을 잘 반영하는 듯 꼿꼿하게 앉은 모습은 수작이라 이를 만큼 중요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